수양버들에 얽힌 이야기
수양버들(垂楊--, 학명: Salix babylonica, 영어: Babylon Willow)은 중화인민공화국 중남부가 원산지인 낙엽성의 작은 활엽교목이다. 학명인 ‘Salix babylonica’는 구약성경의 시편 제137편에서 유래했다. 또한, 수양버들은 쌍떡잎식물로, 잎이 피침형으로 어긋나 자라며 잎의 끝에는 잔 톱니가 있거나 밋밋하다. 10미터에서 25미터까지 자라며 줄기가 축 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수양버들의 뒷면은 분처럼 희다. 세계 도처에 식재하며 한국에는 이미 통일신라시대 때 들어와 전국 곳곳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또한 수양버들은 이른 봄에 새잎이 나면서 꽃이 피는데, 수꽃은 황색이며 2개의 수술이 있고, 암꽃 이삭은 원기둥 모양이며, 수양버들의 열매는 삭과로 여름에 익는다. 씨앗은 5월에 성숙해 퍼뜨리는데, 많은 솜털을 가지고 있어서 바람에 잘 날리기 때문에 호흡기에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습한 곳에서 싹을 틔우며 잘 자라기에 강변에 서식하며 하천물을 막아 주변 지역을 침수시켜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류머티즘, 황달, 화상, 습진 등을 다스리고 신경통, 치통 등 통증의 진통에 효과가 있으며, 종기의 치료에 이용되는 등 여러 효능을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해 민간요법의 재료 및 한약재로 쓰이며, 그밖에 수목은 가로수, 목재로 이용되는 등 많은 쓰임새를 지니고 있다. 여러 종교와 국가에서 수양버들을 소재로 한 문화가 나타나며, 그 독특한 생김새로 인해 여러 문학과 미술 작품에서도 소재로써 사용되고 있다.
형태
줄기 및 가지
수양버들은 10미터에서 25미터까지 자란다. 줄기는 굵고 길게 뻗어 있으나, 끝 부분만 가늘고 축 늘어뜨려 있다. 가지는 사방으로 퍼진다. 잎과 가지의 모양이 한국에 자생하는 능수버들과 비슷하여 식별하는 데 혼동하는 수가 있다. 나무껍질은 짙은 갈색이며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수양버들의 새로 난 가지는 녹색빛에 매끈하며 1년생 어린 가지는 붉은 자줏빛을 띤다. 줄기 위의 많은 가지가 달린 부분인 수관은 구형 또는 종모양에 가깝고, 수양버들의 가지는 바람에 약해 매우 부러지기 쉽다.
잎
수양버들은 쌍떡잎식물이다. 잎은 어긋나 자라며, 엽선이 점차 뾰족해지는 점첨두 형태를 띤다. 길이는 7~12센티미터까지 자라고, 폭은 10~17밀리미터까지 자란다. 잎 가장자리는 잔 톱니가 있거나 거의 밋밋하며, 잎 양면에 털은 없다. 잎 뒷면은 녹 회백색을 띤다. 잎자루는 2~4밀리미터로 짧은 편이며, 털이 있다. 어린 줄기와 가지에 달린 잎은 긴 타원형이어서 버드나무의 잎과 비슷하고, 늙은 줄기에 달린 잎은 달걀 모양 또는 마름모꼴이어서 미루나무의 잎과 비슷하다.
꽃과 열매
수꽃
수양버들은 3월에서 4월 무렵 꽃을 피운다. 꽃은 갈래 꽃으로서, 꽃잎이 낱낱이 서로 갈라져 있다. 충매화이며 수꽃은 2~3센티미터이고 암꽃은 이보다 조금 작은 1~2센티미터이다. 수술은 2개이며 꽃밥은 노란색을 띤다. 자웅 이주로서, 꽃이 암수딴그루인 식물이나 간혹 암수한그루인 경우도 있다. 암나무를 작게 꺽꽂이해 번식시킨다. 4월에 잎과 함께 황록색으로 꽃이 핀다. 수꽃이 피는 꽃차례는 1~2센티미터로서 꽃차례의 중심축인 꽃 대축에는 털이 있다. 꽃대나 꽃자루의 밑을 받치는 잎인 포는 길이 1.5밀리미터로 끝이 무디며 타원형에 털이 있다. 열매는 원뿔 모양이며 익으면 말라 쪼개지면서 씨를 퍼뜨리는 삭과이다. 길이 3밀리미터로 씨방에는 털이 없으며 씨앗은 8월에 여물고 5월에 성숙하면 바람을 통해 씨앗을 퍼뜨리며, 습한 토양에서 발아한다. 씨앗의 수명은 짧아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발아력을 상실한다. 암나무는 종자를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해 솜털이 붙어있는데, 이를 꽃가루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꽃가루가 아니기에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나, 먼지에 휩쓸려 다니면서 좋지 않은 것을 옮길 수 있다. 또한 종자의 솜털이 바람에 날려 하천에 뿌리를 내리면 장마철 하천의 물을 막아 홍수 피해가 날 수 있기에 암그루를 베어내는 사례도 있다.
분포
수양버들은 중국 중남부가 원산지로, 강변이나 연못의 가장자리 등 습지에 주로 서식하며 세계 도처에 식재한다. 중국에서는 장강과 황하 유역에 많이 자생한다. 일본의 경우는 나라 시대에 한반도를 거쳐 도래한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 수포 기이다. 나라 시대의 수도인 나라의 장안의 대로의 가로수로 심어져 있었다. 유럽의 경우는 17세기 말에 들어오게 되었으며, 미국의 경우는 18세기에 정원수로 심기 위해 들어오게 되었다. 중동 지방에서는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그리고 아라비아와 특히 요르단 강에 많이 서식한다. 이 밖에 남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레소토,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 귀화하여 분포한다.
이름
수양버들의 '수양'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아버지인 문제를 죽이고 보위에 오른 수나라의 제2대 황제 양제(煬帝)가 황하와 회수를 잇는 대운하를 건설할 당시 운하 제방에 버드나무를 심었는데, 대운하를 만들면서 백성들에게 상을 주며 많이 심게 하였기에 붙여졌다는 설이 있고, 양제가 무더운 날씨에 광릉으로 행차할 때 우세기(虞世基)라는 관리가 둑에 수양버들을 심자고 제안하였고, 이를 수락하여 백성들에게 수양버들 한 그루씩을 바치면 비단 한 필을 하사하겠다고 하자 백성들이 앞다투어 바쳤고, 양제는 기뻐하며 친히 수양버들에 자신의 성인 양(楊)을 붙여 양류(楊柳)라고 이름을 하사하였기에 이와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는 설이 있다. 중국어에서 이와 같은 양류의 별칭으로는 수양류(垂楊柳)도 존재한다. 수양버들은 보통의 버들보다 가지와 잎이 더 가늘고 길어서 '실버들' 또는 '사류'(絲柳), '세류'(細柳)라고도 불린다.
수양버들의 속인 버드나무속의 학명인 Salix는 켈트어로 가깝다는 뜻의 살(sal)과 물이라는 뜻의 리스(lis)의 합성어인〈물가〉라는 단어의 의미에서 유래했다. 종 이름인 수양버들의 학명인 Salix babylonica의 babylonica는 '바빌론의'라는 뜻인데, 구약성경의 시편 137편에서 나오는 바빌론 강변의 버드나무에서 유래하였다. 다만, 실제로 시편에 나오는 바빌론의 강변에 나있던 나무는 사시나무의 일종인 유프라테스 포플러라는 설이 있다. 영어 명칭인 ‘weeping willow’도 구약성경의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꽃말은 '비애', '추도'이다.
영어권에서는 ‘Babylon weeping willow’·‘Peking willow’·‘weeping willow’라 부르며, 아프리카에서는 ‘treurwilger’, 프랑스에서는 ‘saule de Babylone’·‘saule pleureur’, 독일에서는 ‘Trauerweide’, 스페인에서는 ‘sauce de Babilonia’·‘sauce llorón’, 일본에서는 ‘シダレヤナギ 시다레야나기’라 부른다.
쓰임새
수양버들은 대기오염에 강하고 대기 중의 오염물질을 흡착하여 대기를 깨끗이 하는 정화능력 또한 높기에 전 세계에서 가로수와 정원수 등 관상수로 많이 이용된다. 산업적으로는 목재를 이용하고, 각 지역에서 민간 의약품으로 쓰인다.
잎에는 많은 비타민C를 포함하고 있기에 중국에서는 수양버들의 새싹을 초봄의 야채로도 먹으며, 다량으로 재배하기에 잎이나 가지는 가축의 사료로도 이용된다. 한국에서도 잎이 달린 어린 가지를 집짐승 먹이로 쓴다. 한국에서는 예부터 우물가나 연못가, 후원의 별당에 심었다. 서울에서 1970년대에 처음으로 가로수 조성이 시작될 때 가로수는 주로 수양버들을 심었으나, 종자의 솜털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기에 90년대 초에 은행나무, 잣나무 등으로 대체되었다. 일본에서 전국의 도시의 가로수로 식재되는 수종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양버들은 전국의 가로수의 10퍼센트를 차지한다. 일본의 도쿄에 처음 수양버들이 가로수로 심어진 것은 1880년으로, 긴자, 니혼바시, 우에노, 아사쿠사 등에 심어졌었다. 수양버들은 성장이 빠르기에 가로수로 심을 경우, 보도가 좁으면 가지치기 등에 비용이 많이 들게 되고 자라면서 간판을 가리거나 도보를 방해하게 된다. 따라서 가로수로 선정할 경우 선정할 지역, 수목의 유지와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목재
목재는 속목재와 겉 목재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으나 대체로 겉 목재는 희고 속 목재는 약간 담갈색이다. 목재는 질이 연하고 유연하며 가볍기에 가공하기 쉽다. 섬유소가 57.83% 들어 있어서 펄프재로 쓰며, 건축재, 가구재, 성냥재, 판자, 도마, 이쑤시개, 상자 등 여러 가지 세공재로도 쓴다. 일본에서는 과거 풀을 베는 도구의 손잡이나 게다, 설날 장식 중 하나인 마유다마(繭玉)를 만드는 데 쓰였다.
약재
수양버들은 가지, 뿌리, 인피(靭皮), 잎, 꽃, 씨앗을 약으로 쓴다. 한방에서 생약명은 가지를 약으로 쓰면 유지(柳枝), 인피는 유백피(柳白皮), 잎은 유엽, 꽃은 유화, 씨앗은 유서이다.
유지 30∼60그램을 달인 물로 양치질하거나 훈증하여 씻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한다. 류머티즘, 황달, 화상, 습진 등을 다스리고 신경통, 치통 등 통증의 진통에 효과가 있으며 종기의 치료에도 이용된다.
또한 타닌을 포함하고 있어서 어린 싹 부분을 말린 뒤에 달여 하루에 2~3회 마시면 이뇨 작용과 완화 작용을 하여 담의 결석을 녹여주고 황달의 치료에도 도움이 되며,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비듬의 제거에도 유용하다.
민간요법
민간요법에 따르면, 수양버들을 달여 마시면 간장병에 효과가 있고 수양버들의 잎이나 가지에서 짜낸 즙, 늙은 수양버들에 벌레가 생겨 나온 톱밥을 소주와 반죽한 것을 삔 부위에 싸매면 부종의 제거에 도움이 된다. 가지를 잘게 썰어 생강을 넣고 달여 마시면 기침에 효능이 있고 껍질을 갈아서 분말로 만들어 담배처럼 말아 연기를 머금다가 밖으로 뿜어내면 치아 건강에도 유익하다. 또, 수양버들의 즙을 장기 복용하면 자궁출혈 외용 시에 치료에 효과가 있다. 또한 수양버들의 잔가지를 삶은 물을 복용하면 신장과 폐 기능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경복궁 경회루 연못가에 수양버들 가지가 좌우로 하늘하늘 춤을 추고 있었다. 경복궁 경회루 내 기억 속에 멋스러움과 여유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주변의 수양버들 덕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국 나무라니 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 놀랍니다. 뭐, 우리나라에 통일신라 때 들어왔다고 하니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전혀 아닌 건 아니다. 어릴 적 수양버들로 피리를 불수도 긴 나뭇잎을 이용해 나뭇잎 싸움을 할 수도 있어 다양한 추억을 안겨주었다. 수양버들 다시 한번 반가운 식물이다.